정석광 2012. 12. 30. 15:13

화장장에서 부르는 노래  / 정석광

 

 

이저승이 한데 섞여 곡소리 늘어지네

남은 맘들은 제각각의 사연인데

보다리 풀어헤치면 남는 것은 없다네

어이어이

 

그뉘라 이 소식을 마음가득 전할까

들릴 길이 아주 없어 서러움만 더해가네

저 하늘 끄트머리쯤 눈길만 깊어가네

어이 어이

 

살아서 엮은 인연 얼마쯤 이어가야

남아있는 서러움들 잊을 수 있을까

보내는 아쉰 마음들 달랠 수가 있을까

어이 어이

 

드나는 길가마다 흐드러진 미소들이

한동안 외오라지 지쳐나지 않을테야

뽀오얀 속살 같아서 아슴아슴 쓰릴테야

어이 어이

 

희뿌연 연기 속에 매암매암 타는 목청

소리껏 질러대며 연줄을 태우리라

살아서 이을 길목에 질긴 연을 남기리라

어이 어이야

 

 

2011.8.6. 대구 큰아버지를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