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광 2012. 12. 30. 15:41

 

 

분꽃을 거두면서

 

                         정석광

 

지난 봄 불쑥 불쑥

싹이 몇 개 돋더니만

여름내 무성하게

잎들을 펼치더라

낮이면 접었던 망울들

왼밤을 지새더라.

 

무심히 저 자라던

그 옆에서 나는 뭔가

웃자란 새순들을

더듬기만 했었는데

미안한 마음 닫으며

시든 가지 다듬는다.

 

어쩌면 하릴없이

받기만 하진 않았는지

 

삶은 그저 그렇게

놓여 있지 않았는지

 

차분히 분꽃을 거두며 

주는 연습 꿈꿔 본다.

 

 

[월하시조문학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