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제3시조집]그 마음

[시조시]만약에, 만약에 말이지

정석광 2019. 2. 11. 10:54

만약에, 만약에 말이지


정석광
 


 내일 당장 죽을수도 있다는 말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반드시 해야 할 일에 무엇이 있을까요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다는 그 말들이
앞만 보며 달려온 세월 앞에 설 수 있나요
의문의 방점을 찍다가 할 일을 생각해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해 본 적이 없어 태엽을 되감아요
스치는 기억의 저장고 앞에 기우뚱 멈춰서요

사랑하며 살았어요
부지런히 살았어요
착하게 살았어요
정말 잘도 살았어요
그래서 기도합니다
조금 더 살고 싶어요

내가 내일 죽는다는
상상의 숲 앞에서
엄청난 오만과
약간의 착각들이
내 삶의 렌즈를 줌인하며
면죄부를 들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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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소설가 복거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도 암치료를 거부하고 소설 집필을 선택했다는데

나에게 만약 그런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