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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 김상옥의 '봉선화'

정석광 2022. 8. 19. 12:44

비 오자 장독대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 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 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 손 가락 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 속에 본 듯 힘줄만이 서노나

 

-「봉선화」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