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ᆞ 정석광
까까머리 총각시절 떠올리는 길 위로
새치머리 희끗희끗 곁눈질을 연신하네
저멀리 영도다리는 세월 살짝 비켜 섰다
친구야 보고 있나 내가 다시 이 길 위서
피끓는 그리움을 질겅질겅 곰씹는다
너는야 어느 곳에서 무얼하며 살고 있니
얼마면 되겠어요 흥정에 지칠 즈음
자맥질 연신하던 이 녀석도 숨죽이고
그쯤에 내삶도 젖어서 가만히 웅크린다
삶이야 내꺼래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발 아래 철퍽대는 웅덩처럼 질척이고
자갈치 진한 비린내는 코끝을 조여온다
[산들초동아리시조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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