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제2시조집]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떠난다

자갈치

정석광 2015. 8. 20. 17:02

 

자갈치 ᆞ 정석광

 

까까머리 총각시절 떠올리는 길 위로

새치머리 희끗희끗 곁눈질을 연신하네

저멀리 영도다리는 세월 살짝 비켜 섰다

 

친구야 보고 있나 내가 다시 이 길 위서

피끓는 그리움을 질겅질겅 곰씹는다

너는야 어느 곳에서 무얼하며 살고 있니

 

얼마면 되겠어요 흥정에 지칠 즈음

자맥질 연신하던 이 녀석도 숨죽이고

그쯤에 내삶도 젖어서 가만히 웅크린다

 

삶이야 내꺼래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발 아래 철퍽대는 웅덩처럼 질척이고

자갈치 진한 비린내는 코끝을 조여온다

 

[산들초동아리시조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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