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제2시조집]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떠난다

한파 속에 가로등은 잠에 든다.

정석광 2013. 1. 7. 10:10

 

한파 속에 가로등은 잠에 든다.

 

 

                                               정석광

 

 

파르르한 가로등의 더듬이를 헤집으며

솜털같은 잔설殘雪들은 한파 속에 둥지 틀고

잡스런 생각의 창을 이따금씩 여닫는데

 

누군가는 이 밤에 찬바람을 등에 업고

그리운 사람 그리며 차건 눈물 흘리기도

따뜻한 사람 부여안고 뜨건 눈물 흘리기도.

 

아직도 가로등은 잔설을 앞에 두고

차겁고 따숩했던 지난 밤을 추억하네.

무심無心의 마음 창 닫으며 영면永眠의 잠에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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