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노모의 하루 팔순 노모의 하루 달콤하고 향기롭게 딸들이 노래한다 우수지난 늦겨울을 부드럽게 녹여간다 백발이 예쁘게 물든 노모를 웃게한다 어려서는 노모가 딸들에게 하던 말들 이제는 딸들이 노모에게 쏟아낸다 노모는 그저 말없는 미소만 풀어낸다 (2019.02.24) ㅡ시작노트 ㆍ석광 하루가.. [작품집]/[제2시조집]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떠난다 2019.08.20
처형의 입원 국립암병원ㅡ처형 언제나 웃으면서 지낼거라 믿었는데봄꽃이 지천에서 살랑살랑 노래해도귓가에 들리는거라곤 한숨과 눈물이다핼쓱해진 얼굴살이 봄바람에 실려간다희끗해진 머릿결이 봄햇살에 번뜩인다마음을 단단히 챙겨 부디 힘을 내소서 ㅡ시작노트 ¤ 석광결혼하고 어느듯 25년늘 뵙던 분들이 조금씩 아파하신다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8.20
세월 어머니의 세월 늙으면 다 그렇지하늘 볼 일 뭐 있다냐그래도 휘어지는허리춤은 부끄럽네세월의 중간쯤 붙들고에헴에헴 게섯거라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
이버지라는 이름으로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아버지로 산다는 걸조금이라도 보았다면지금보다 지혜롭게지금보다 여유롭게아버지 이름 석자를짊어질 수 있을 텐데. 아버지 그 이름은그리움과 서러움들보고 싶은 마음과등떠미는 마음들이뒤엉켜 감당치 못할영겁의 세월이다. -시작노트(석광, 2018,12.)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나는 아버지의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그래서 아버지가 되는 것이 늘 서툴다그래서 늘 아버지가 그립다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
바람이 세다 바람이 세다 이 바람이 처음이 아니지만 제법 세다새치 한 올이 틈새를 비집고 하늘거린다그러다 비가 내리면 실눈 감고 잠이 든다. -시작노트(석광,2016.12월)요즘 부쩍 나이를 생각한다. 늙어가는 건 비슷한데 생각하는 건 부쩍 늘어만 가는 것이 멋쩍기도 하다바람이 그렇게 센 것 같지도 않은데 그 바람에 하늘거리는 새치가 더 눈에 띄는 겨울 한낮이다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
나이가 들었나 봐 나이가 들었나 봐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작은 일들에도서운함만 쌓여가는나를 발견한다그랬다면 좋았을까'답답해도 유쾌하게서운해도 시원하게화가나도 토닥토닥그랬다면 말이지 그러다속마음 들키어도아무렇지 않은 듯 --시작노트(석광)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작은 일에도서운함만 쌓여가는나를 발견한다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
뭐지 뭐지 너답지 않은 겨울나다운게 뭔데 그래조금은 추워야지이 정도면 춥지 않아그런가그러고 보면괜찮네, 다행이다 ***시작노트(석광) “다워야하는데답지 못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답기 위해 김추며 살 때도 많다도대체 답다는건 무얼까”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
인연 인연 오래된 사진속에너도 있고 나도 있네너에게는 기억으로나에게는 추억으로남겨진 소소한 일상을인연이라 불러다오 ---시작노트 (석광) “살다보면 얼마나 많은만남과 이별 앞에 놓이는가시간이 흐른 어느날또 얼마나 많은 기억들과마주하는가”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
이심전심 이심전심 말하지 않아도 알아 주면 좋잖아요말하지 않아도 말해주면 좋잖아요알겠지 하지 말구요 손 내밀면 좋잖아요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
숙명 숙명 말들은 많지만 할 일은 많지 않아하고픈 일 많아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무심한 세월만 붙잡고 발만 동동 굴린다 [시작노트/석 광] “거대한 인생 앞에서 잘나거나 못나거나 당당하다그 앞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에는초라한 삶이 숙명이 아닐까” [작품집]/[제3시조집]봄을 부르는 양수역 201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