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두편(이상구 시인의 윤달화첩) 봄,두편 ㆍ이상구 시인 먹구름 몰려와서 산자락에 돌탑 쌓듯 아득해진 안개가 스멀스멀 흘러오면 남자는 야윈 외로움 빗소리로 닦는다. 그 누구의 슬픔이 저토록 질퍽한가? 작아도 아름다운 풀꽃들의 모습으로 조용히 뒤돌아 앉아 빗소리를 새긴다. (시집45쪽 옮김) 좋은 글 2023.11.18
다시 어머니 다시 어머니내안에 영원히 하나인 어머니그렇게 하나되어변치않는 사랑으로눈뜨는 그리움들이한웅쿰씩 일어선다[메모]아내의 이모님 조문가는 길에 삶과 죽음에 대해 떠올려보게 된다인생 100년은 얼마나 어려운가그만큼 살아있는 순간들이더 소중한 이유가 될까 싶다문득 예순을 바라보는 엄마가 떠올려지고살아온 시간을 많이 벗어나몸도 마음도 멀리 있지만건강하시라는 마음만 가득 띄워본다(2006.9.15일) [작품집]/[제2시조집]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떠난다 2023.04.11
도시의 가을 구리에 있는 현대아울렛 입구에 피어있는 갈대꽃이다. 산이나 들에 가면 지천에서 볼수 있는 갈대지만 콘크리트로 가득 들어차 있는 도시에서는 매우 인상적이다 이런 이유로 도시로 불려온 것이겠지만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많을 때는 소홀하게 되고 적을 때는 소중해지는 게 세상 만물이다. 작은 공간에서 바르르 떨고 있는 갈대를 보면서 카메라에 손이 간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06
나쁘지 않아요 나쁘지 않아요 정석광 나쁘네 수업시작했는데 여기 있으면 어떡해 싫어요, 가기 싫어요 그래도 가야지 볼일보는 친구 옆에 서 있다가는 툴툴대며 돌아서서 투덜투덜 교실로 걸어간다 음악시간이라 장구도 배우고 민요도 불러야 하는데 싫다고 하면 어떡해 나쁘지 볼일 보는 친구가 웃으며 말한다 아녜요, 착해요. 아이들은 수업에 가기 싫어한답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동시 2022.11.09
(동시)책읽는 시간 책읽는 시간 정석광 시간이 되었는데 책도 안읽고 수다스런 아이들에게 아침부터 폭풍같은 잔소리를 휘몰아친다 할 때 안하고 남아서 실랑이 할 거냐고 책 읽자는데 읽지도 않고 척만 할 거냐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렇게 학교를 다녔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마스크속으로 피식 웃음이 나지만 꾸욱 참는다 모른 척한다 20221008 동시 2022.11.09
(동시)떡볶이 사세요 떡볶이사세요 정석광 떡볶이사세요 한줄에 만원 엽떡보다 맛있는 떡볶이 사세요 지난밤에 기다리던 야시장을 다녀오고는 아침부터 목이 터져라 저러고 다닌다 친구 등 뒤에서 교실에서 복도에서 뭐가 그리 신나는지 목이 닳도록 소리치고 다닌다 20221007 동시 2022.11.09
[교과서에 실린 동시조] 정완영 시인의 '풀잎과 바람' 풀잎과 바람 / 정완영 나는 풀잎이 좋아, 풀잎 같은 친구 좋아 바람하고 엉켰다가 풀 줄 아는 풀잎처럼 헤질 때 또 만나자고 손 흔드는 친구 좋아 나는 바람이 좋아, 바람 같은 친구 좋아 풀잎하고 헤졌다가 되찾아 온 바람처럼 만나면 얼싸 안는 바람, 바람 같은 친구 좋아. -2009 개정 교육과정 - 카테고리 없음 2022.08.19
[교과서에 실린 동시조 ]걷는 법 / 진복희 교과서에 실린 동시조 걷는 법 / 진복희 서둘러 폴짝폴짝 산자락을 오르는데 ''달리기 경주 아니야, 느긋하게 걸으렴. 나무랑 풀을 데리고 새소리도 데리고.'' 자작나무 숲 사이로 아, 새털구름이 스치네. 정답게 말 걸어오는 비비추, 나리, 장끼 소리...... 할머니 말씀을 좇아 한 걸음 늦췄더니. 좋은 글 2022.08.19
정호승 시인의 '봄길'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좋은 글 2022.08.19
이우걸의 '팽이' 팽이 쳐라, 가혹한 매여 무지개가 보일 때까지 나는 꼿꼿이 서서 너를 증언하리라 무수한 고통을 건너 피어나는 접시꽃 하나. 시조시인 : 이우걸 (1946∼ ) 좋은 글 2022.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