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섬진강
정석광
까까머리 헤쳐 풀어 멱을 감던 처녀강은
해질녘 노을 속에 웅덩이만 패이어서
철부지 기중기 아가리 밉기만 한 것을
고운 때깔 뒤집어서 물을 차던 연어새끼들
가다가 숨이 차서 드러눕다 일어서면
낯설은 들풀 수림(樹林)이 허리를 치는 것을
텔레비는 농을 깐다. 매실마을, 십여리 벚꽃, 조영남의 '화개장터'
윗도리 아랫도리 까칠한 속살을 가리운다.
그래도 볼이 고운 너는 사랑깊은 나의 강.
(섬진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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